
The Rhinoceros and the Unicorn
Client:
Busan Museum of Contemporary Art
부산현대미술관
코뿔소와 유니콘
Year:
2026년
《코뿔소와 유니콘》: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너머, 이야기의 간격을 걷는 공간
전시 《코뿔소와 유니콘》은 익숙한 옛이야기의 질서를 오늘의 불확실한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며, 현실과 환상 그 ‘간격’에서 출발한다. 전시디자인 역시 명확한 결론이나 박제된 동선 대신, 관람자가 장면과 장면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서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공간적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본 전시는 벽을 세워 공간을 답답하게 구획하는 정형화된 플랜을 지양한다. 시원하게 열린 하나의 거대한 공간 속에서, 각 작가의 고유한 세계관을 반영한 '컬러'와 어린이의 스케일을 고려한 '낮은 구조물'을 배치했다. 이들은 물리적 단절 없이 공간을 느슨하게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경계'로 기능한다. 관람자는 이 유연한 흐름 속에서 다음 장면을 스스로 상상하고 발견하는 주도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디자인의 핵심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전시장 전체를 다시 바라보고 체험하게 하는 시선의 다각화에 있다. 다양한 스케일로 변주되는 작품들이 시각적 리듬감을 만드는 가운데, 아이들의 시선과 발걸음이 머무는 낮은 구조물들은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글 없는 그림책'처럼 느끼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옛이야기에서 출발한 7인(팀)의 작업이 저마다의 다채로운 형식으로 흐르듯, 공간 또한 컬러와 스케일의 변주를 통해 리드미컬하게 연결된다. 전시장의 마지막에 다다라 마주하는 이야기 실험실과 연계 공간은, 단순히 보는 감상을 넘어 읽기, 듣기, 말하기가 입체적으로 확장되는 경험의 총체이다.
공간에 녹아든 유연한 경계와 낯선 스케일의 경험은 전시장을 나선 뒤에도 관람자의 일상 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고, 또 다른 방식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게 하는 불씨가 될 것이다.
























